‘집에 있는 교회’ 칼럼 #249 _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우다
2024년 10월 셋째 주 칼럼(2024.10.20. ~ 2024.10.26.)
성령강림절 후 스물둘째 주일
이사야 53:4-12
히브리서 5:1-10
마가복음 10:35-45
동물의 세계나 인간의 세계나 서열 다툼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도 아마 이 서열다툼의 하나가 아닐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직면한 큰 문제이기도 하다. 이 치열한 세상에 싸워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자연의 법칙인 양육강식의 법칙을 뒤집어 엎으신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_막10:44
예수와 제자들이 마지막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 예수의 공생애 마지막 해가 된다. 형제지간인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께 나아가 협상을 시도한다. “우리가 다 버리고 선생님을 이렇게 열심히 따르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열심히 했으니 우리의 요구 좀 들어주세요. 우리 형제를 선생님의 우편과 좌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나머지 열제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모두가 야고보와 요한에게 노발대발한다. 서로 자신들이 더 높은 자리에 앉고 싶은 마음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예수 믿기를 정말 잘 했어! 생각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 놀라운 진리 때문이다. 진정 큰 자가가 되는 방법, 모든 사람의 종이 될 때에 진정으로 큰 자가 된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너무도 멋진 말씀이다. 그런데 이게 정말 쉽게 되지 않는다. 내가 무엇인가 더 하면 왜 이렇게 마음이 배배꼬이는지 아주 못된 심보가 나의 마음에 있다. 그래서 손해 보는 것이 그렇게 싫다. 자신을 드러내고 이름이 나타나는 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만 이름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일에는 일할 사람이 없다. 그런데 기독교의 이 진리를 따라 살아갈 때 세상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서로를 더 이해하고 서로를 더 섬기고 서로를 더 사랑하는 일들이 넘쳐날 것이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_막10:45
우리가 가야 할 곳이 바로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바로 그곳이다. 모든 사람의 종이 되는 길, 이 길은 고난의 길이고, 죽음의 길이다. 예수께서는 섬김을 받기 위해 이 땅에 오시지 않으셨다. 오직 인간들을 섬기기 위해 오셨다. 그래서 태어나신 것도 궁궐이 아닌 마굿간이셨고, 어린나이에 집안의 가장이 되었고 목수로 온 가족을 부양하셨다.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도 예수의 섬김은 더 높은 차원의 섬김으로 이어졌다. 제자들 보다 먼저 앞서 가시고 그들을 온 몸으로 가르치시고 섬기셨다. 그럼에도 끝까지 이러한 섬김을 깨닫지 못한 제자들이다. 결국에는 죽기까지 제자들을 섬겼을 때야 비로소 제자들은 깨닫게 된다. 모두의 종이 되어 섬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_사52:4-6
이사야를 통해 오실 메시야가 우리를 어떻게 섬기실지에 대해 예언했다. 이 땅에 진정한 종으로 오셔서 질고를 지고 슬픔을 당하고 징벌을 받으며 고난을 당하셨다. 그렇게 되었더니 우리에게 평화가 임하고 회복이 일어났다. 그렇게 하였기에 이 세상에 가장 으뜸이 되셨다.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디에 가든 어디에 있든 종처럼 섬기는 자가 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람은 으뜸이 되어 있다. 우리 모두가 종이 되어 섬기는 자로 서로에게 으뜸이 되길 소망한다.
종이 되어 섬기는 자가 되면 반드시 있게 되는 것이 바로 고난이다. 사람들이 가만히 두질 않는다. 반드시 핍박이 있고 마치 징벌을 받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우리가 이것을 잘 이겨내야 한다. 예수께서는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웠다고 히브리서 기자는 기록한다. 고난이 있을 때 더욱 순종하셨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이다. 우리에게 고난이 임할 때 더욱 더 순종해야 할 때임을 기억하자.
“그가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워서 온전하게 되셨은즉 자기에게 순종하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고” _히5:8-9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난을 받고 순종을 계속해서 배워가면 온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먼저 본을 보이셨고 우리는 그 길을 따라 가면 된다.
종이 되어 순종하는 자리에 있을 때 임하는 고난과 핍박은 우리를 더욱 온전케 한다.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하나님을 더욱 뜨겁게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데 내 자신을 돌아보니 종이 되고 섬기는 자가 되는 일을 잘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어느 곳에 가든 그곳에서 섬기는 자가 되면 괜히 마음에 “내가 이걸 계속 해야 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디를 거든 해 야할 일이 보이면 하면 되고, 아니 찾아서라도 더 해야 한다. 섬기고 돕는 일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으로 재는 나쁜 버릇을 버려야 한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이 진리의 말씀으로 살아가게 되면 양육강식의 살벌한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 더 해내야만 한다는 강박강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그저 어느 곳에 가든 종처럼 섬기는 자가 되겠다는 마음 하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