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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그대들에게

<세상의 모든 그대들에게>

당신을 미용실에 내려주고
초등학교 가로변에 차를 세운채
뉘였뉘였 지는 햇발아래
지나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남녀 젊은 친구들의 도담거리며 걷는 뒷 모습, 자전거를 타고가는 어린 초등학생, 교복을 입고 하학하는 어느 중학생, 나같은 초로의 중늙은이의 뒷 모습 …저 마다의 풍경으로 걸어가는 삶의 뒷모습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이로
 
주차한 승용차에서 흘러나오는 '인디언 수니'의 노래 한 소절…

그리고 지는 해처럼 그 노랫결에 시나브로 젖어드는 마음 한 구석

고개를 들어본다.
세 살적 재성이녀석 같은 어린 꼬마아이의 손목을 잡고 걸어가는 젊은 엄마의 평온한 표정.

이런 저녁의 한 순간이,
나의 생의 한 켠에 조용히 스며드는
오늘의 이 스냅 사진들…

나는 오늘의 이 사진첩을 가만히 편집하며 갈무리하며
하루의 앨범 표지에,
나의 가슴에,
생의 한 귀퉁이에
'행복' '감사' '고마움'
'아련함'이라고 쓴다.

오늘도 나의 하루는
시나브로 이렇게 저물어 간다.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인디언 수니의 노랫 소절과 함께…

"누가 깨웠을까 이른 새벽 길을 / 부는 바람 따나 훠~훠~ 나부끼네

누가 알았을까 너의 여행 길을 / 삶은 정처 없이 훠~훠~ 떠나갈 뿐

누가 기억하나 슬픈 목소리를 / 노래 한 소절을 훠~훠~ 불러보내

누가 들려줄까 너의 지난 애기 / 굵은 빗방울이 훠~훠~  떨어지네

나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 … … … … "

(2019.04.16. 제주 얼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