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교회" 이야기 #4
언젠가 목사님들과 모임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모임 중에 한 목사님이 교회는 어떻게 잘 되고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답했습니다. “가정에서 예배드리며 가정교회 하고 있습니다.” 그 목사님께서 나를 긍휼히 여기는 표정으로 보시더니 “나도 다 그랬어, 처음 개척할 때 다들 그렇게 해!”
여기에서 “가정교회”에 대한 오해가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생각하는 그런 개척교회가 아니라 가정교회, “집에 있는 교회”라고 설명하고 싶었지만 너무 장황하게 길어질 것 같아 “아~~ 네!!”하고 답하고 마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집에 있는 교회”가 무엇인지 잘 몰랐을 때는 교회개척 할 때 처음에 건물이 없어서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 줄 알고 저도 처음 개척할 때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교회건물이 없어서 가정이 돌아가며 예배드렸습니다. 그리고 교회 건물을 찾아 얼마나 헤맺는지 모릅니다. 이때 가정에 드려진 예배는 장소만 가정이었지 기존전통교회의 예배가 그대로 가정으로 옮겨진 것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있는 교회”의 예배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개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드려지는 예배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목회자인 저도 사실 가정교회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단순히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하나의 셀, 목장과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정교회에 대해 공부하면서 얼마나 많은 가정교회에 대한 오해가 있고,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많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때 집에서 어떻게 예배를 들어야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통교회에 몸을 담고 있고 전통교회를 생각하며 개척을 시작하니 교회건물이 없는 상황에서 집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한 점도 많았습니다. 두 가정이 개척을 시작했고 두 가정의 집을 번갈아 가며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리 안에 이렇게 가정에서 계속 예배드리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찰나에 체육관을 운영하시는 집사님으로부터 주일에 체육관에서 예배드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주일에 체육관을 사용하지 않아서 체육관에서 예배드리는 것도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여전히 교회건물을 빨리 찾아서 교회개척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찾아다닌 곳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계속해서 교회건물을 생각하고 있다 보니 기존 가정과 체육관에서 드려지는 예배가 꼭 미완성인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이렇게 예배드리다가 우리가 스스로 지쳐서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교회건물에 대한 조급함이 우리 안에 더욱 피어올랐습니다. 이 점이 교회개척을 하는데 있어서 힘든 점 중에 하나였습니다.
주중에 아는 집사님의 조경회사에서 일을 하고 수요일 저녁, 금요일 저녁에는 함께 모여 기도회를 진행했고 주일에는 모여 주일예배를 6개월 가량 드렸습니다. 6개월 동안 우리는 교회건물을 얻기 위해 헌금을 열심히 모았습니다. 부목사로 있던 교회에서 나올 때 받았던 헌금과 교회개척한다는 걸 알고 알음알음 헌금을 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애써 다 모았습니다. 그래도 그걸 다 모으니 교회건물을 임대할 수 있는 돈과 리모델링 할 수 있는 비용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도 우리는 교회로써 가져야 할 선교와 구제를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하지 못했습니다. 교회건물을 얻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때는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교회건물로 인해 진정 교회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중 그렇게도 찾던 교회건물을 임대하게 되었습니다. 보증금 1,000만원, 년세 1,500만원(월세 120만원)에 계약을 하고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약 두 달여 동안 온 가족을 다 동원해서 공사를 했습니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 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시공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재료값만 사용하는데 1,000만원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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